단어알지? Mission 해!

최근 한국축구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이 문제라는 사람도 있고,
협회가 문제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면 질문은 달라집니다.
"정말 문제는 사람일까?"
우리 선수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경쟁하며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합니다.
선수 개인의 노력과 희생을 의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다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어떤 시스템이 그들을 키워내고 있는가?
어떤 문화가 축구를 지탱하고 있는가?
어떤 리더십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결국 축구는 몇 명의 뛰어난 선수만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시스템과 문화,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이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100년을 준비한 일본축구
많은 사람들이 일본축구를 이야기합니다.
일본도 처음부터 강한 팀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우리 나라보다 프로리그 출범이
10년이나 뒤쳐졌습니다.
(한국 프로리그: 1983년 출범)
하지만 일본은 한 세대가 아니라
여러 세대를 바라보며 준비했습니다.
당장의 결과보다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스타 선수 몇 명에게 의존하기보다 유소년 육성과 지역 축구 인프라, 그리고 축구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흐려지는 사명
이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한국선교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선교 역시 몇 명의 훌륭한 선교사나
몇 명의 뛰어난 리더만으로 지속되지 않습니다.
선교사들이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있는가?
현지 지도자들이 세워지고 있는가?
다음 세대가 사명을 이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결국 선교도 사람보다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역사를 보면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본래 정신을 잃어버린 기관들이 적지 않습니다. YMCA 역시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처음 YMCA는 복음을 전하고 청년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나라에서 기독교 정체성은 약해지고 사회운동 기관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좋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YMCA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교훈은 분명합니다.
좋은 사람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창립자의 열정도,
초기 리더들의 헌신도,
한 세대의 부흥도 그 자체로는
다음 세대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FCA 재단설립
우리 FCA는 재단 설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단이라는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말씀 중심의 사역이 다음 세대에도 지속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좋은 리더가 있을 때만 건강한 조직이 아니라,
평범한 리더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심지어 잘못된 리더가 오더라도 핵심 가치와 사명이 쉽게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울타리를 세우고 싶습니다.
재단은 오늘을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미래를 위한 울타리입니다.
한국축구를 보며 다시 깨닫습니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새로운 영웅이 아닙니다.
자기 세대의 성공보다 다음 세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십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그 열매를 누리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불과 70여 년 전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이 땅을
찾아온 수많은 선교사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들은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며 오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세웠습니다.
병원을 세웠습니다.
교회를 세웠습니다.
지도자를 양성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교단에 속해 있었지만 복음이라는
더 큰 비전을 위해 협력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애 안에 한국이 오늘과 같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묵묵히 씨앗을 심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앗을 심었고,
우리는 지금 그 열매를 먹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오늘의 한국은 전쟁 이후 이 땅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장기적인 비전, 희생, 그리고 연합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들이 자신의 시대 안에 결과를 보려고만 했다면 오늘의 한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100년인 2126년을 준비합니다.
우리가 없을 시대를 위해, 오늘 충성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Steve Ko